살찌기교실

[살찌기 교실-26] 커스터드크림 딸기 타르트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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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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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커스터드크림 딸기 타르트를 만들 것입니다.

철학맨이 군대에서 해준 것 중에 제일 맛있었는데 그 맛을 재현해보고 싶었고 또 마트에서 자꾸 딸기를 팔았기 때문입니다. 




철학맨의 초기작(2015, 군 숙소에서 오븐으로)

철학맨의 회고에 따르면 딸기는 제가 올렸다고 함

정보 비대칭에 의한 주인-대리인 문제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습니다.




철학맨의 후기작(연대 미상, 군 숙소에서 오븐으로)

딸기의 배열이 보다 정갈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면 2회를 사용할 수 있는 크림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계란이 아닌 찬물을 사용해 반죽을 하면 더 바삭바삭하다고 함



오늘의 재료입니다.



이것들은 커스터드크림 재료인데 원래 더 싼 버터를 쓰곤 하는데 서울우유 버터 한번 사봤으며, 2월 13일에 마트에 갔다가 발렌타인데이 기념 제빵이 많아서인지 휘핑크림 없어서 2월 14일에 다시 가서 샀으며, 달걀은 달걀이고 설탕은 설탕이며, 젤라틴은 예전에 사놓고 드디어 써봅니다.



타르트지 만드는 재료입니다.



마트에서 자꾸 팔아서 사람을 홀리던 딸기인데, 잘 익은 딸기와 초록색이 상당부분 차지하는 딸기의 비중이 거의 균일해서 고르는데 한참 걸렸음



예전에 먹었던 철학맨의 타르트에서는 고기향이 나서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던 바, 그 맛을 재현하기 위해 저도 타르트를 굽기 전에 오븐에서 고기를 구워 고기향이 더해진 타르트지를 구워보겠습니다.



케이크틀에 고기를 구으면, 고기굽기의 과정이 제빵의 일환인 느낌이 더 잘 날 수가 있겠습니다.



고기냄새가 풀풀 나기를 소망



타르트 틀을 서울에 두고와서 더 큰 케이크 틀에 만들 거라서 재료를 1.5배씩 쓸 것이라 300g이 필요합니다. 일단 집에 있던 밀가루를 다 쓰고 새로 산 밀가루를 조금 보태면 되겠습니다.



[쉬어가는 코너]

저울로 당신의 폐활량을 테스트 해보세요!



반죽을 여기서 할 거니까, 밀가루를 처음부터 여기에 계량하면 편합니다.



포장지가 한 20g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우유를 즐겨먹었고, 학교에서 나오는 우유도 빠짐없이 먹으며 '양쪽으로 여십시오'를 꾸준히 몸에 익힌 결과입니다.



300g



사람들이 반죽할 곳에서 바로 계량하지 않는 것은 체치는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체는 치기 전까지는 쳐지지 않습니다.



고운 밀가루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입니다.



설탕은 체치면서 계량합니다.



75g이 목표입니다.



좀 더 달콤해졌습니다.



고기는 열심히 익고 있습니다.



적당히 흔들흔들해주면 다음번에 뚜껑을 열었을 때에는 더욱 골고루 익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해줄 것입니다.



버터를 준비합니다.



120g필요합니다.



이번 정확한 계량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



처음 버터를 녹인 것은 외부에서 침투한 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버터를 녹인 것은 다름 아닌 버터였다.



그렇게 버터국은 침몰



고기도 거의 다 익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름을 얌전히 가둬두었기 때문인지, 고기냄새가 잘 안 납니다. 그래서 더 익힙니다.



따뜻한 버터를 설탕에 부어줍니다.



달콤하고 고소한 향이 날 때는 폐를 풀가동하여 호흡합니다.



이제 반죽을 합니다.



찬물을 넣습니다.



바삭바삭할 것 같다는 기대가 큽니다.



아직 냄새는 만족스럽지가 않지만, 더이상 익히면 탈 것 같아서 소금 치고 끝냅니다.



너희들이 좀 더 서로서로 끈끈한 사이가 되면 좋겠다며 틈만 나면 싸우는 형제를 둔 어머니의 심정이 되어봅니다.



먹습니다.



어머니의 매서운 손이 형제의 단결을 이루어내듯, 저도 손으로 반죽의 끈끈함을 이끌어냈습니다.



타르트 틀 대신 사용할 케이크 틀입니다.



철학맨의 조언에 따라 나중에 떼어내기 쉽도록 종이호일을 깔아둡니다.



적당히 모양을 냅니다.



이 삐져나온 종이들은 괜히 오픈 속의 열에너지만 축낼 것이기 때문에 잘라낼 것입니다.



석탄이여, 바람이여, 태양이여, 우라늄이여 제가 이렇게 에너지를 절약합니다.



구멍을 내줍니다.



근데 구멍 내도 부풀어 오르던데 매번 이렇게 해야되나 싶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보고 그늘이 드리웠다고 할테지만, 또 어떤 사람은 이것을 보고 빛이 드리웠고 할 것입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요? 일단 저는 치킨 먹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반반이라고 하겠습니다.

 

젤라틴 개시입니다.




2g넣으라고 했으니까 1.5배를 하면 3g이 되겠습니다.



저는 구멍을 뚫을 때부터 어차피 부풀어 오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진정시켰습니다.





잘 안 녹는 것 같아서 물을 계속 부었는데 원래 이 상태가 끝인가봅니다.



물을 좀 비워내고 젤라틴을 추가합니다.



다 익은 것 같습니다.



맛을 보고 싶은데 마땅히 뜯어먹으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이 안 보입니다.



이제 커스터드크림을 만들겠습니다.



밀가루



계란비린내를 잡기 위해 럼주를 넣으라고 했지만, 럼주는 없으니까 집에 있는 아무거나 넣습니다.



우유를 넣는 순간에 계량의 끈을 놓쳤습니다.



얼만큼 넣어야 하는지 모를 때는 그냥 한 숟가락을 넣곤 합니다.



섞어줍니다.



생크림도 준비합니다.



원래 생크림 250+우유 50으로 하려했는데 우유는 얼마나 넣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생크림은 계획대로 250을 사용하고 봅니다. 이게 제가 생크림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덩어리가 있습니다.



열심히 저어줍니다.



덩어리가 사라집니다. 이것은 세상이 우리의 노력에 응답하는 방식입니다.



생크림도 데워줍니다. 철학맨이 생크림을 미리 데운 후에, 적당히 나누어 넣으면서 섞어주어야 잘 섞인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저기 열심히 옮겨다니며 휘저어줍니다.



적당히 데워진 생크림을 적당히 나누어 넣습니다. 철학맨이 정계에 진출한다면 알맞당이나 적당 정도의 당명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저의 소심한 불평입니다.



색이 예뻐집니다.



적당히 더 예뻐지기를 기대하면서 적당히 더 넣습니다.



색이 예뻐집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색이 예뻐집니다.



젤라틴도 데웁니다. 원래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면 되지만, 없습니다.



맑아진다는 것은 녹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티 없이 맑은 사람은 사실 건더기가 없는 사람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끓을락 말락하고 약간 끈기가 생기기를 기다립니다. 



저으면서 기다립니다.



너의 예쁜 색을 보는 일도 좋지만 새해에는 좀 더 끈기가 있어기지를 바란다.



갑자기 건더기가 생겨서 겁을 먹고 불을 껐습니다.



젤라틴 투입



건더기가 자꾸 나옵니다.



버터 한숟가락을 넣고 마무리합니다.



이제 냉장고에 넣을 것입니다.



혹시 건더기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체를 준비합니다.



뿌듯합니다.



물론 체를 준비한 것이 뿌듯하다는 것이고, 커스터드크림의 측면에서는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 뿌듯하지 않습니다.




냉장고냄새가 침투하지 못하게 보호해줍니다. 랩으로 씌우랬는데 랩이 없습니다.



남은 흰자는 언젠가 먹을 것입니다.



딸기는 내일 아침에 올릴 것이지만, 내일의 저를 위해 미리 잘라두어야합니다. 일종의 하루라도 더 산 어른을 공경하는 시스템입니다.



괜히 한번 꺼내보려다가 부셔졌습니다. 그리고 틈으로 보이는 저 내부가 덜 익은 것 같아 철학맨에게 문의했습니다. 반죽을 너무 치대서 과자가 빵처럼 된 결과라고 합니다.



분단국가의 아픔이라는 민족의 주제를 타르트에 고스란히 담아낸 것입니다. 남쪽이 더 넓은 것을 통해 저의 애국심 및 국가관 및 안보관을 확인할 수가 있겠습니다.



딸기를 씻을 것입니다.



샤워하는 느낌으로 진행합니다.



신수가 훤해졌습니다.



반으로 갈라서 깔아줄 것입니다.


이렇게 초록부분이 많은 딸기는 타르트의 맛을 헤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먹어서 없애줍니다.




그런데 딸기의 향긋한 향이 이토록 향긋한데 왜 레몬물은 있고 딸기물은 없을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딸기물의 시간입니다.



물에 딸기를 넣어줍니다.



마십니다.



사람들이 굳이 하지 않는 일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위대한 발명은 호기심에서 비롯되지만, 모든 호기심이 위대한 발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가슴속에 새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슨일 있기라도 했냐는 듯 자연스럽게 딸기꼬치를 만들어 먹습니다.



내일 다시 만날 것입니다.



흙에서 흙으로, 박스에서 박스로의 느낌으로 꼭지들을 돌려보냅니다.



오늘의 첫 포켓스톱, 보너스 7일째! 를 완료하고 자러갑니다.



다음날 아침입니다. 남북 분단의 냉혹한 현실이 여전한 것을 보니 냉장기능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식집 계란찜 같습니다.



올리기 위해서 흐트려줍니다.



젤라틴을 더 넣으면 푸딩이 된다고 했습니다. 철학맨에게 푸딩도 배웠었는데, 라면 냄비에 만든 푸딩을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질려서 버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잘 펴줍니다.



바닥에 탕탕 쳤습니다. 아직 울퉁불퉁한 것은 층간소음을 의식하였기 때문입니다.



기차놀이의 느낌을 연출해줍니다.



더 빼곡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가 어렵습니다.



얌전한 스타일로 하겠습니다.



한번 자리를 잡아봤던 딸기들은 크림이 묻어있어서 다시 쓰기가 애매합니다. 먹고 싶은데 참기가 애매하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테이프가 없을 때, 종이 박스를 열리지 않게 닫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중앙부에 위치한 딸기들의 모습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딸기가 조금 신 맛이 강한 면이 있지만 다 먹어줍니다.



케이크 상자가 다 떨어졌기 때문에 적당히 챙겨서 갑니다.


먹기 전에 냉장고에 넣어뒀는데도 크림이 흐물흐물해지고, 트르트지는 다 으스러져서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고기향도 하나도 안 났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다음에 잘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입금완료
입금완료

지금 사는 이 장난감이 마지막 장난감인 것처럼